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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퀵플렉스 ━ 장강명 작가가 본 AI 시대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We will find a way. We always have.) 영화 ‘인터스텔라’에 나오는 대사다. 최근에 나는 저 대사를 몇 번 곱씹었다. 내 신간 『먼저 온 미래』를 읽은 독자들은 저 대사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책에 대한 비판적인 감상 글 끝에 저 대사가 적혀 있는 걸 보면 기분이 묘했다. 『먼저 온 미래』는 내가 알파고 이후 바둑계를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이 다른 분야에서 어떤 충격을 일으킬지 가늠해본 논픽션이다. 나는 2016년부터 몇 년간 바둑계에서 벌어진 일들이 앞으로 여러 업계에서 벌어질 거라 본다. “사람들이 거기에 어떤 가치가 있다고 믿으며 수십 년의 시간을 들여 헌신한 일을 더 잘해내는 인공지능이 어느 순간 갑자기 등장하는 것. 그 인공지능이 싼 가격에 보급되는 것. 그 인공지능과의 ‘공존’을 강요당하는 것. 인공지능이 만드는 새로운 질서를 따라야 하는 것. 당신이 알던 개념을 인공지능이 재정의하고, 당신은 그것을 다시 배워야 하는 것”(『먼저 온 미래』 25~26쪽)이다. 정상급 바둑기사 모두 AI 수법 연마 2016년 이세돌(오른쪽) 9단이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첫 대국에서 첫 수를 두고 있다. 맞은편은 구글 딥마인드의 아자 황 선임연구원으로 알파고를 대신해 바둑돌을 놓았다. [중앙포토] 두렵고, 우울하고, 골치 아픈 문제다. 나는 바둑기사들이 먼저 겪은 두려움과 우울함에 대해, 또 바둑계에서 먼저 일어난 복잡한 변화에 대해 성실히 들었고 최선을 다해 옮겼다. 내가 말하려는 바는 두 가지였다. 한 가지는 ‘살인 로봇’의 등장 가능성이나 일자리 감소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AI는 인간에게 진지한 실존적 위협이 된다는 것이었다. 강인공지능, 일반인공지능이라 부르는 수준까지 가지 않은 약인공지능도 여러 가지 인간적 개념들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AI를 포함하여, 과학기술은 결코 가치중립적인 도구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보장 네트워크 소속 활동가들이 지난 2023년 4월9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에서 낙태죄 폐지 2주년을 맞아 국가에게 임신중지를 건강권으로 보장할 것을 요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6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관련 입법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국회에선 이 같은 낙태죄 입법 공백을 우려하는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는데요. 대체 정부·국회는 무얼 하고 있는 건지, 정부·국회의 이 같은 직무유기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은 무엇인지 점선면이 정리해드립니다.점(사실들): 6년 전 낙태죄 폐지됐지만 입법 미루는 국회헌법재판소는 2019년 4월11일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헌법불합치란 해당 법률을 위헌으로 보지만, 당장 법률을 무효화시키면 발생할 수 있는 입법 공백과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서 법 개정이 이뤄질 때까지 한시적으로 그 법을 존속시키는 결정을 뜻합니다. 국회는 헌재 결정에 따라 2020년 12월31일까지 법 개정을 해야 했지만 하지 않았고, 1953년부터 66년간 형법 제269조·제270조에 명시돼 있던 낙태죄는 2021년 1월1일자로 효력이 상실됐어요.헌재 결정의 의미는 바로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 인정됐다는 겁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임신한 여성과 태아의 관계를 ‘가해자 대 피해자’라는 대립적인 관계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헌법불합치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여성들이 자신이 처한 사회·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임신·출산·육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고, 자녀가 출생하면 어머니 본인뿐만 아니라 태어날 자녀도 불행해질 것이라는 판단하에 낙태를 결심한다고 봤습니다. 즉 임신한 여성과 태아는 대립적인 관계가 아닌 하나의 운명 공동체이며, 모자의 ‘인간답게 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겁니다.하루빨리 입법 공백을 메워야 할 국회는 지난 6년간 대체 뭘 했을까요. 낙태죄 폐지 결정 이후 21대 국회에서 형법, 모자보건법 등 관련 개정안이 다수 발의됐지만, 낙태 허용 주 쿠팡퀵플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