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그린워싱이란 기업이 환경 친화적으로 보이기 위해 모호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주장을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친환경(green)과 세탁(white washing)의 합성어인 그린워싱(greenwashing)은 1986년 환경운동가 제이 웨스터벨트가 처음 사용했다. 2000년대 이후 친환경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그린워싱이 급격히 확대되었는데, 2009년 환경 마케팅펌 테라초이스(Terra Choice)는 환경성을 주장한 상품의 98%에 그린워싱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ESG 데이터 기업 렙리스크(RepRisk)도 지난 10년(2012-2022) 동안 그린워싱 사례가 유럽과 미주 지역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그린워싱은 질적으로도 진화하고 있다. 2023년 발간된 <그린워싱 3.0> 보고서는 그린워싱의 발전 단계를 3단계 모델로 제시한다. 그린워싱 1.0은 기업이 소비자에게 상품의 친환경성을 일방향으로 광고한 단계다. 기업은 ‘무공해’ 등의 모호한 표현이나녹색 포장재 등을 사용해 친환경 이미지를 홍보했다. 그린워싱 2.0은 기업이 소비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관계를 맺으며 전략적 메시지를 내는 단계다. 기업은 NGO 등의 비판에 대응하고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거나 환경 인증을 취득했지만, 그 과정에서 오히려 그린워싱이 더욱 정교해졌다. 그린워싱 3.0은 기업이 현재의 상품이나 서비스가 아닌 중장기적 환경 성과에 대한 ‘미래 세탁’(future washing)을 시도하는 단계다. 기업은 투자자들의 요구에 따라 ‘2050년 탄소중립’ 계획을 선언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 이행 계획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린워싱에 대한 규제도 함께 발전했다. 초기에는 기업이 상품 등을 표시·광고할 때 소비자를 오인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일반적인 소비자 보호 규제를 통해 그린워싱을 규율했다. 시장에서 그린워싱 기법이 정교해지면서, 환경성 주장이 포함된 표시·광고에 대해 명확성·싫증성·전 과정성·완전성 등의 세부 원칙을 요구하는 제도가 생겨났다. 이제기업 '단 한 번의 삶' 책 표지 이미지 [복복서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지금 이 생은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진 것과 스스로 결정한 것들이 뒤섞여 만들어진 유일무이한 칵테일이며 내가 바로 이 인생 칵테일의 제조자다. 그리고 나에게는 이 삶을 잘 완성할 책임이 있다."('어떤 위안' 에서)소설가 김영하(57)가 6년 만에 발표한 산문집 '단 한 번의 삶'은 사적이고 내밀한 가족사와 함께 저자 자신의 삶을 무덤덤한 어조로 담아냈다.유료 이메일 구독 서비스 '영하의 날씨'에 지난해 연재했던 글 열네 편을 수정하고 다듬어 묶은 이 책은 "내 앞에 놓인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을 향한다.저자는 책의 머리말 격인 '일회용 인생' 첫 문장을 "인생은 일회용으로 주어진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삶이 단 한 번이라는 일회성, 그리고 돌이킬 수 없다는 불가역성이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고찰한다.이어지는 글에서 저자는 돌아가신 어머니와 아버지 이야기를 풀어낸다.일본에서 태어난 아버지는 학교에 보내주지 않는 집에서 가출해 여군들에게 밥을 해주는 곳에서 일하고 부뚜막 옆 쪽방에서 생활하며 야간에 상업고등학교를 다녔다. 이후 군인이 되어 결혼하고 가정을 꾸렸다.저자는 그런 아버지와 평생 서로 기대와 실망이 엇갈렸다고 회고한다. 아버지는 글씨를 잘 써야만 성공한다며 우물 정(井)을 하루 천 번 쓰게 하지만, 저자는 끝내 글씨를 멋지게 쓰지 못하고 작가가 된 뒤에도 워드프로세서로 글을 쓴다.어머니는 평생 자신의 결혼 전 삶을 자녀들에게 자세히 털어놓지 않고, 저자는 그런 어머니의 장례식에 모여든 조문객들의 말을 듣고 어머니가 20대 때 군인이었던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소설가 김영하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처럼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건조한 문체로 표현돼 있음에도 저마다 무거운 사연을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워낙 내밀한 가족사를 담고 있어서인지 저자는 책 말미에 실은 후기에 "다른 작가의 책을 읽다 보면 때로 어떤 예감을 받을 때가 있다"며 "아, 이건 이 작가가 평생 단 한 번만 쓸 수 있는 글이로구나. 내겐 이 책이 그런 것 같다"고 고백한다.저자는 또 "원래 나는 '인생 사용법'이라는 호기로운 제목으로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곧 내가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