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비탈길을 조심조심 지나자, 봉서산 등산 > 자유게시판

고객관리 눈 덮인 비탈길을 조심조심 지나자,봉서산 등산 시작부터 흰 물감이 덧칠되어 있는 나무가 눈의 들어온다. 지난 눈은 물기를 많이 머금은 습설이라 무겁다는 뉴스 기사를 봤었다. 아니나 다를까, 솔잎 위에 얹힌 눈은 나뭇가지들을 짓누르고 있었다. 예전에 나뭇가지 위 쌓인 눈을 치워줬을 때 가지가 편안해진 기억이 떠올랐다.짱구...마치 루돌프 사슴의 뿔처럼 변해버린 잣나무 가지에도 소복이 눈이 쌓였다.봉서산 정상 입구에는 동그랗고 하얀 눈 꽃이 피었다. 지난 토요일 밤에 얼마나 많은 눈이 내렸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묵묵히 눈의 무게를 이겨내며 이 찬 겨울을 버티고 있는 나뭇가지들을 보며, 나는 아름답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런 나의 감정과는 별개로 자연은 그냥 있는 그대로의 지금이 연출되고 있을 뿐이었다.또 다른 루돌프 사슴뿔이 나를 반겼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다. 도저히 그냥은 지나칠 수 없는 장면이었다.드 림 맥 스 드림정상 데크 난간에 쌓인 눈...눈을 털어낸 가지는 다시 곧게 펴졌고, 이내 활기를 되찾았다. 산에 있는 모든 나무에 내린 눈을 다 치워주고 싶지만 그 눈의 무게도 각자가 감당해야 할 현실이니 있는 그대로 둬야 할 것 같았다.나무는 하얀 옷으로 갈아입었다. 차가운 눈이 오히려 따뜻하게 나무를 감싼 듯했다.멀리 봉서산 정상이 보였다. 또 어떤 모습이 펼쳐질지 기대가 되었다.그렇게 한참을 짱구와 시간을 보내다 다시 발길을 옮겼다. 조금 더 높은 곳으로 오르자 눈이 더 많이 쌓였다. 무성한 수풀에 흰 설탕 가루가 잔뜩 뿌려져 있었다.짱구를 만났다. 얼마 전에 털을 자른 탓인지 이날은 많이 추워 보였다. 냉큼 다가와서는 만져달라고 철망에 찰싹 붙었다. 한참을 쓰다듬어 줬지만, 추위에 떨고 있는 짱구가 너무 안쓰러웠다. 이 엄동 설한에 집 마당에서 떨고 있는 짱구가 지금도 자꾸 눈에 밟힌다. 간밤에는 잘 지냈을까?월요일 아침, 영하 7도의 겨울 추위에 잠시 머뭇거리다 봉서산으로 향했다. 다행히 바람이 없어 찬 기운은 견딜만했다. 지난 토요일 저녁에 내린 눈이 여전히 봉서산을 뒤덮고 있었다. 이주배경 학생들이 지난 9월25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 비룡초등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이주배경 청소년이 20만명으로 불어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지원 정책엔 구멍이 적지 않다는 분석을 국책연구원이 내놨다. 특히 진학과 취업 단계 지원은 공백에 가깝다.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달 말 발간한 ‘이주배경 청년의 고교 졸업 이후 진로 양상 특성과 교육 지원 방안’ 보고서에는 이주배경 학생이 진학이나 사회 진출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빼곡히 들어가 있다. 보고서는 다문화 교육 정책이 학령기 지원에 집중된 탓에 진로 교육은 현실과 크게 괴리돼 있다는 점을 꼬집는다. 청년기를 끝낸 이주배경 학생을 겨냥한 정책을 수립할 행정부 내 부처가 전무하다는 점도 보고서는 짚는다.우선 ‘비자 제도’가 이주배경 학생들을 곤경에 빠뜨린다고 연구진은 전한다. 보고서는 국내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 중인 아미르 사례를 소개한다. 초등학교 때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그는 대학 졸업 뒤 2년 내에 취업하지 못하면 추방된다. 현재 그가 들고 있는 비자는 ‘유학 비자’이며 졸업 뒤엔 ‘구직 비자’가 주어지는데 그 기한이 2년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아미르는 연구진과의 인터뷰에서 “(취업에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는데 그 정도 시간이 (허락) 안 된다”고 털어놨다. 이주배경 청년은 새로운 일경험을 쌓기 위한 휴학도 그림의 떡이다. 몽골에서 태어난 중도입국 청년 김영준이 그런 경우다. 김씨는 “귀화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휴학을 못 했다. 어쩔 수 없이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국적 심사가 취소될 위험 때문에 중도에 그만둘 수도 없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한국인 청년에게는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와 진로 전환을 할 기회가 있지만, 이주배경 청년에게는 제한된 시간만이 주어지고 있다”며 “이주배경 청년에게는 학업 종료와 동시에 즉각적인 진로 확립이 요구되는 구조적 불평등이 존재한다”고 했다.낮은 정보 접근성도 이들에겐 넘어서야 할 거대한 산이다. 한국의 복잡한 입시 제도와 취업 시스템을 이들 스스로 이해하고 뚫어야 한다는 얘기다. 고려인 4세 대학생으로 취업을 준비 중인 엘레나는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벽을 느낀다”고 말 고객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