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정확히 읽을 필요는 > 자유게시판

음악을 정확히 읽을 필요는 없다. 지성감과 의식과 헌신이 중요하다. 단골 공연장에 가면 친한 페이지 터너들을 다시 만난다. 제네바는 로익, 몬트리올은 히로코, 베이징은 야징, 뉴욕은 헬렌. 내 전화기에 담긴 긴 목록은 수십 개의 도시와 이름들을 이어준다. 이름과 도시, 각 항구마다 페이지 터너가 있다. 최고의 페이지 터너가 그들 중에 있다.얼굴이 너무 하얘.몸과 알렉상드르는 서로 대화하며 나아갑니다.마흔일곱 살, 인생의 중간쯤에서 나는 서서히 쇠락하고 있다. 내 음은 마흔일곱 살이며, 내 피로를 품고 있다. 내 음은 느슨해진다. 오늘의 동거는 행복하다. 수확년도가 좋은 와인처럼 음은 확장된다.마침내 음은 제 육신을 찾는다.피아노 건반에 피아니스트가 접촉하면,물결의 리듬에 영혼이 부드럽게 흔들린다.홀로 독주를 하면 자신을 주인공이라고 생각할 법도 한데, 알렉상드르 작가님은 그러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을 피아노를 실행하는 음악의 사공이라고 합니다.<이제 당신의 손을 보여줘요>는 음악 연주의 순간에서 초점을 연주가에게만 맞추지 않습니다. 때로는 조율사, 때로는 관객, 그리고 때로는 페이지 터너의 이야기를 적습니다.그의 몸은 여리고, 얼굴은 하얗습니다. 걸신들린 것처럼 먹어도, 그의 팔은 참으로 가늘고 길고 가녀립니다. 그 성냥개비 같은 팔로 알렉상드르는 피아노를 연주합니다.이 몸은 요구가 너무 많았다. 콘서트를 앞둔 내 뒷목에 녀석이 길게 누워 잠을 기다린다. 해안에서 멀어져, 파도 없는 고요한 바다 위에서 보내는 이 오후. 천장이 나와 마주한다. 호텔 천장의 침묵은 엄청납니다. 내 뒷목 위에서는 대화라고는 없다.알렉상드르, 어디 아파요?외과 의사처럼 정확한 그들의 동작은 의식 같고, 음악에 대한 그들의 헌신은 경건하다.페이지 터너는 도우미다. 무예에 가까운 몸짓으로 좋은 음식을 내놓으며 행복해하는 호텔 지배인 같다.조화로운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확장'이 될 것 같습니다.저는 그중페이지 터너를 다룬 페이지를 골라왔습니다.알렉상드르, 휴가 좀 가져.한 페이지의 연주가 끝날 때마다 페이지 터너는 조심스레 페이지를 넘깁니다. 그 일에는 고도의 집중력과 소멸에 가까운 조심성이 요구됩니다.그렇지만 모든 일은 한 사람의 힘만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손길, 도움, 친절에 의해 온 무대가 완성됩니다.알렉상드르 타로솔-리스트. 마지막 세 글자는 실행을 가리킨다. 에베니스트(*프랑스어로 가구 제작자를 의미합니다.)⋯⋯는 나무를 실행한다. 피아니스트는 피아노를 실행한다.음악 연주를 들은 후 '연주가가 너무 훌륭했어!'라는 말은 하지만, '페이지터너가 너무 일을 잘 했어.'라고 말하는 관객은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그리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알렉상드르는 계속해서 피아노와 '접촉'할 것입니다.평소 무심코 지나치던 작고 묵묵한 존재들을,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돌아보는 건 어떠신가요? 우리 주변의 페이지 터너들을요.읽기 쉬운 에세이를 찾으시는 분안녕하세요, 미네모네입니다이 책은 꽤 짧고(독서하기 좋습니다 ㅎㅎ), 에세이 하나하나가 길지는 않으나, 각각의 편이 저마다 조화로운 느낌이 있어 저는 꽤 맛깔나게 읽었습니다.나는 몸의 취약성에 주의하는 과정에서 아주 일찍부터 청력을 길렀다. 그러다 몸이 나를 배반하는 바람에, 나는 녀석을 땅에 내려놓고 숨 쉬게 하고 뜨거운 물과 짠 물에 담그고 기름과 진흙을 발라야만 했다. 수많은 눈길에 던져진 몸. 이 몸엔 숱한 손길과 어루만짐이 필요했다.솔리스트는 자기 발걸음을, 자기 음표를, 자기 시간을 쓴다. 울퉁불퉁한 오솔길의 자갈만큼이나 헤아릴 게 많다. 그는 자신을 지지해 주고 땅에 붙들어 매주는 초침과 숫자에 박자 맞추어 하나의 현 위를 항상 여행한다.그리고 에세이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울상 짓기 전에 몸의 관점을 상상해 보세요.물 흐르듯 아름다웠던 책오늘 가져온 책은 <이제 당신의 손을 보여줘요>입니다. 이 책은 약 2주 전 참여하게 된 대한명상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추천받은 책이고(이 사건을 언급하는 이유는, 제가 너무 게으른 나머지 해당 학술대회에 참여한 후기를 지금까지 적지 않은 것을 반성하는 마음에서입니다. 조만간 해당 학술대회를 참여한 후기를 올리려고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신체와 정신의 소통 과정을 보기 위해, 그리고 그 융화를 문장으로 표현해 내는 글의 힘을 보기 위해 독서하게 되었습니다.페이지 터너가 없으면, 연주가 성공적으로 완성될 수 없습니다. 무대 위의 화려한 연주가도 이름 없는 손길 없이는 빛날 수 없습니다.2. 솔- 리스트'왜 몸이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지?'더 잘 공유하기 위해, 홀로.몸이 곧 악기의 확장이기에, 연주 실력은 나이와 함께 늙어갑니다. 근육과 피부의 탄력, 뼈의 움직임에 따라 알렉상드르의 연주도 조금씩 달라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