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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산에 미치게 된 건, 유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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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reo 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5-05-2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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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산에 미치게 된 건, 유전자 때문이다. 어릴 적 짜장면 사준다는 말에, 감자탕 먹고 오자는 유혹에 홀려 아버지를 따라나선 곳은 늘 도봉산이나 북한산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산과의 인연은, 이제 내가 아버지보다 더 자주, 더 멀리, 심지어 해외 명산까지 다니는 산꾼이 되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의 꿈을 듣게 되었다. "아빠는 오지 산골 마을에서 다큐멘터리 사진 찍는 게 꿈이야." 그때 아버지 나이 62세. 산 사진을 취미로 삼으셨지만, 아빠의 '꿈'이라는 단어를 그때 처음 들었다. 가슴이 철렁했다. 내가 단 한 번도 아빠의 꿈을 물어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에. "그래? 아빠, 그럼 우리 같이 해외 트레킹 갈래? 내가 열심히 돈 벌어서 은퇴여행 보내 드릴게!" 호기롭게 약속했다. 3년 안에 은퇴하면, 함께 여행을 가기로. 그런데 2년이 지나고, 5년이 다 되어 가도록 아빠는 여행도 은퇴도 미루기만 했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생각에, 결국 독한 말을 뱉고 말았다. "아빠 그냥 계속 일해! 여행은 평생 미루고. 나중에 무릎 아파서 후회해도 난 몰라?" 그런데 이번엔 아빠가 말했다. "아빠는 네팔에 가고 싶어. 히말라야 설산을 사진으로 담으면 엄청난 작품이 탄생할 것 같은데!" 그렇게, 네팔행 비행기 티켓 두 장을 끊었다. 3주간의 효도 여행. 물론 딸인 내가 전일 가이드로 수행하는 건 덤이었다! 스케일이 다른 EBC, 히말라야의 품에 안기다 히말라야에는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있지만, 우리가 선택한 건 EBCEverest Base Camp 코스다. 아빠에겐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는 히말라야라면, 이왕이면 제대로 가야 하지 않겠는가! EBC는 히말라야 3대 클래식 루트로 불리는 트레킹 ABCAnnapurna Base Camp 코스나 랑탕 벨리 코스보다 고도도 높고 일정도 길어 걱정이 있었지만, 전체 12일 여정으로 천천히 적응한다면 꾸준히 운동해 온 아빠이기에 충분히 해내실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또 포터를 고용해 15kg 카고백 짐을 따로 맡겨서 최대한 아빠의 체력을 아꼈다. 내겐 네 번째 히말라야지만, 쿰부 지역은 처음이라 또 아빠와 이렇게 3주라는 긴 여정을 함께하는 것은 처음이라 설렜다. 히말라야의 시작점인 루클라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공항이 있는 마을이다. 활주로는 500m 남짓,내가 산에 미치게 된 건, 유전자 때문이다. 어릴 적 짜장면 사준다는 말에, 감자탕 먹고 오자는 유혹에 홀려 아버지를 따라나선 곳은 늘 도봉산이나 북한산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산과의 인연은, 이제 내가 아버지보다 더 자주, 더 멀리, 심지어 해외 명산까지 다니는 산꾼이 되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의 꿈을 듣게 되었다. "아빠는 오지 산골 마을에서 다큐멘터리 사진 찍는 게 꿈이야." 그때 아버지 나이 62세. 산 사진을 취미로 삼으셨지만, 아빠의 '꿈'이라는 단어를 그때 처음 들었다. 가슴이 철렁했다. 내가 단 한 번도 아빠의 꿈을 물어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에. "그래? 아빠, 그럼 우리 같이 해외 트레킹 갈래? 내가 열심히 돈 벌어서 은퇴여행 보내 드릴게!" 호기롭게 약속했다. 3년 안에 은퇴하면, 함께 여행을 가기로. 그런데 2년이 지나고, 5년이 다 되어 가도록 아빠는 여행도 은퇴도 미루기만 했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생각에, 결국 독한 말을 뱉고 말았다. "아빠 그냥 계속 일해! 여행은 평생 미루고. 나중에 무릎 아파서 후회해도 난 몰라?" 그런데 이번엔 아빠가 말했다. "아빠는 네팔에 가고 싶어. 히말라야 설산을 사진으로 담으면 엄청난 작품이 탄생할 것 같은데!" 그렇게, 네팔행 비행기 티켓 두 장을 끊었다. 3주간의 효도 여행. 물론 딸인 내가 전일 가이드로 수행하는 건 덤이었다! 스케일이 다른 EBC, 히말라야의 품에 안기다 히말라야에는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있지만, 우리가 선택한 건 EBCEverest Base Camp 코스다. 아빠에겐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는 히말라야라면, 이왕이면 제대로 가야 하지 않겠는가! EBC는 히말라야 3대 클래식 루트로 불리는 트레킹 ABCAnnapurna Base Camp 코스나 랑탕 벨리 코스보다 고도도 높고 일정도 길어 걱정이 있었지만, 전체 12일 여정으로 천천히 적응한다면 꾸준히 운동해 온 아빠이기에 충분히 해내실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또 포터를 고용해 15kg 카고백 짐을 따로 맡겨서 최대한 아빠의 체력을 아꼈다. 내겐 네 번째 히말라야지만, 쿰부 지역은 처음이라 또 아빠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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